
피곤한 줄 알았는데 커피가 해결해주지 못했던 것, 이상했던 건 커피를 마셔도 정신이 들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달랐습니다. 잠을 조금 못 자도 커피 한 잔이면 어느 정도 괜찮아졌고, 바쁜 하루를 보내더라도 주말에 푹 쉬면 다시 원래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별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조금 피곤한 건 당연했고, 해야 할 일이 많은 시기라면 더더욱 그렇다고 여기고 넘겼던 것 같았습니다.
오히려 그 시절의 저는 피곤함을 몸의 신호가 아니라 성실함의 흔적처럼 보람의 결과처럼 당연시 받아들이기도 했던 것도 같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향기롭던 커피는 어느 날부터 마셔도 개운하지 않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또 한 잔을 마셔도 비슷했습니다. 이게 심심하고 맛이 맛 같지 않게 느껴집니다.
분명 눈은 떠 있는데 머릿속에는 얇은 안개가 낀 것 같았고, 몸은 계속 무거운 상태로 남아 있었으니 온몸이 찝찝하기만 합니다.
더 신기했던 건 커피 양은 늘어나는데 컨디션은 왜 더 좋아지지 않는 건지 이전과 많이 다른 사실이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커피가 부족한 게 아니라 회복이 부족했던 것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쉬는 날에도 피곤했던 이유
더 이상했던 건 쉬는 날이었습니다.
바쁜 평일이면 이해가 됩니다.
일이 많을 수도 있고 예상 밖의 일들이 또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문제는 주말이었습니다.
늦잠도 자고.
해야 할 일도 있다가 없다가 계획들이 들쑥날쑥...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도 몸은 여전히 무거웠습니다.
예전 같으면 하루 푹 쉬면 괜찮아졌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아픈건지 갈수록 더 혼란스럽고 집중은 안되고 힘들어지더라고요.
월요일 아침이 되면 다시 피곤했고, 화요일이 되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한동안은 또 나이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40대가 되면 다 그런 줄로만 알고 주변에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있길래 그런가 했던 적도 있었던 거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단순히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회복이 부족했던 시간이 너무 길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몸은 이미 오랫동안 쉬고 싶어 했는데 저는 계속 버티고 있었으니까요.
사람은 생각보다 오래 버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회복하지 못한 채 버티는 시간까지 무한정 길어질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분명 한계가 오고야 말고 건강 체계는 무너지고 맙니다. 제가 어떻게든 의료 도움을 받으며 버틸 수 있다고 굳게 생각했었으나 결국 틀렸음을 고통스럽게 겪어보았으니까요....
몸은 다양한 방식으로 신호를 보냅니다
그 시기에는 피곤함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았고 오후가 되면 점점 더 집중력이 떨어지기만 했습니다.
저의 예민함도 심해졌습니다.
작은 일에도 쉽게 지쳤고, 별것 아닌 일에 신경을 쓰는 날도 많았습니다.
단 음식이 자꾸 당기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각각의 문제를 따로 생각했습니다.
수면 문제.
스트레스 문제.
집중력 문제.
식습관 문제.
그런데 나중에 보니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회복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몸은 여러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저는 그 이야기를 따로따로 듣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더 늦게 알아차렸던 건지 몸은 이미 오래전부터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데 늦게 알아차렸던 것이었습니다.
회복은 커피보다 먼저 챙겨야 하는 것
물론 커피 자체가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도 커피를 좋아하고 기분전환에도 먼저 찾았던 커피를 지금도 여전히 취향 따라 골라서 마십니다.
다만 예전과는 조금 다릅니다.
예전에는 커피로 회복하려고 했습니다.
지금은 회복을 먼저 생각합니다.
잠은 충분했는지.
물을 제대로 마셨는지.
너무 오래 긴장 상태로 있었던 것은 아닌지.
쉬어야 할 때 쉬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먼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몸은 정직했습니다.
회복할 시간을 주면 조금씩 달라졌고, 무조건 버티기만 하던 시절보다 훨씬 안정적인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저를 더욱더 놀라게 했습니다.
회복력 저하, 그 두 번째 이야기
예전의 저는 피곤하면 커피를 마셨습니다. 즐겨마시기도 했었고 너무 좋아했던 향이기도 했던 음료 차 중 하나였고요. 그 시기에는 커피가 물 대신 저에겐 거의 생활의 일부였습니다.
회의가 길어질 것 같으면 먼저 커피를 준비했고, 점심을 먹고 나면 자연스럽게 커피를 찾아 또 마셨던 게 일상 습관이었습니다.
오후가 되면 눈이 무겁고 집중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더 달거나 무언가 마실 것을 두었던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몸이 쉬어야 한다는 신호였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 주변 믹스 커피와 함께 시간이 흘렀습니다.
쉬어야 한다는 생각보다 해야 할 일이 먼저 떠올랐고,
피곤하다는 사실보다 맡은 일을 끝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또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커피를 마셨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버텼습니다. 네... 당시에는 정말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그때는 그것도 하나의 최선이라고 믿었던 것이었나 봅니다.
그게 당연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었으나,
정말로 저에게 필요했던 것은 이제와 보면 커피가 아니라 회복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잠시 쉬는 시간.
몸의 신호를 살피는 여유.
무리한 생활을 돌아보며 나를 살피는 습관.
그런 것들이 훨씬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혹시 요즘 커피를 마셔도 계속 피곤하다고 느끼신다면, 단순히 카페인이 부족한 것인지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 보셔도 좋다고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그때 당시 부족했던 것은 커피가 아니라 조금 더 오래 자는 시간이었을 수도 있고요, 긴장을 내려놓는 여유였을 수도 있으며,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인정하는 용기였을 수도 있습니다.
회복은 특별한 비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잠을 자고, 쉬고, 무리하지 않고, 몸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하며 아주 평범한 시간들 속에서 조금씩 나를 보며 만들어지는 시간 속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 피곤할 때 커피부터 찾기보다 충분히 휴식과 영양섭취와 함께 회복하고 있는지를 봅니다.
어쩌면 자신에게 이 질문 하나가 "회복의 시작일지도" 모르니까요...